이제.. 한 여름이 다 지났습니다.
덥디 더운 폭염의 여름도 세월 앞에선 무기력합니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제법 선선한 바람이 듭니다,
아직.. 선풍기의 도움을 받아야 되지만서두...
원래는 오늘.. 동부산 여름 마지막 조사를 가야하는데.. 못가고 가야할 광주에도 못가고.. 혼자 우울한 마음으로 지난 사진을 정리해봅니다.
8월 20일, 결과적으로 제겐 여름 마지막 조사가 된 날이네요.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린 이날은 운좋게도 제가 제법 자신이 있는 해안조사였습니다. 도요물떼새, 갈매기, 기타 잠수성 물새들.. 나름 자신이 있는 부분이었기에 기대를 했는데.. 아직 시기가 이른지 새들은 별로 없습니다. 죄다 괭이갈매기 뿐...
조사는 고리원전 앞의 임랑해수욕장에서 일광해수욕장까지.. 그리 길지도 않네요.. 동부산이면 그 아래 대변항까지 또 그 아래까지 가야할텐데.. 어째뜬.. 덕분에 조사를 빨리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작은 부산과 울산의 경계지점인 고리원전부터...
그리고 종점은 일광해수욕장과 이어진 몽돌해안
새들이 전혀 없다가.. 좀도요를 시작으로 제법 눈에 듭니다만.. 개체수는 아주 적습니다.
노랑발도요가 가장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처음엔 개꿩으로 보았는데.. 사진으로 자세히 동정해보니.. 검은가슴물떼새인 것 같네요..
드문드문.. 바다직박구리도 보입니다. 역광이라 암컷인 줄 알았는데.. 뽀샵해 보니.. 붉고 푸른 기운이...
유명한 묘관음사에도 들렀습니다. 할머님의 숨결이 곁들여 있는 곳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적습니다.
입구 주차장 주위엔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명찰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네요.
조사하다 보면.. 가끔 이런 곳도 있답니다. 해변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색시는 애쁠라나??
해안의 일반적인 풍경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사람들의 영역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좀 적은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 그래도 새들은 많지 않습니다.
친구 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답니다. 청산.. 한때는 여름방학만 되면 찾아가던 곳이었는데.. 늘 친어머님처럼 우릴 반겨주시던 아름다운 분이셨는데.. 이 또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시네요. 광주 어느 장례식장에 계신다는데.. 마음만 무겁기만 하다가 끝내 셋일로 찾아뵙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8월 24일, 세속에 미련된 마음 다 내려놓으시고 꽃마을, 청산 지리에서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양성우님의 시를 옮겨 봅니다.
꽃상여 타고 그대 잘 가라
세상의 모진 꿈만 꾸다가는 그대
이 여름 불타는 버드나무숲 사이로
그대 잘 가라 꽃상여타고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어이어이 큰 눈물 땅에 뿌리고
그대 잘 가라 꽃상여 타고
그대 잘 가십시요, 한아름 꽃상여 타고
어머님 사진은 없고.. 청산 마지막 기행 때 담은 사진이 있어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