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번식의 계절입니다.
많이 바빴습니다.
다들 바쁜 것이 좋다라고 합니다. 한가함.. 무료함.. 할 일 없음.. 흰 손(또는 흰 새)..
물론 그것보다야 일이 있음에 즐거운 날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이지만.. 해도 끝이 없다면.. 그것 또한 문제일 겁니다.
하여튼 바빴고.. 이 일을 마쳐도 다시 전보다 더 심하게 바쁠 것 같네요.ㅠ_ㅠ
보고서를 대충 마무리 짓고 새조사를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콧바람 속엔 짝짓기의 향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번식지 조사를 갔지요.
누구의 알일까요?
#1
#2
누구의 알인지 구분이 갑니까? 처음은 박새류의 알인데..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알려면 어미새를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에겐 그런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음 조사에 알 수 있기에, 조사지역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리고 포란에
혹 방해를 줄까 싶어서 바로 나왔습니다.
아래 알은 어미새가 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촬영한 것이라 알고 있지요.. 무슨 새의 알일까요? 정답은 뒤에 나옵니다.^^
엘지에서 몇 년 전부터 인공새집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 솎아내는 작업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언제부턴가 박새들이
부화할 수 있는 나무구멍이 적어지게 되었고 인공새집으로 그 둥지를 대신합니다. 엉성하게 그리고 사람들의 출입 잦은 곳에
설치하여도 쉽게 둥지를 틀더군요. 아래는 그 둥지의 모습입니다.
쿠션이 죽여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그 조그만 새가 이렇게 높게 둥지를 쌓았습니다.
마지막은 푸근한 깃털이나 솜털로 마무리까지.. 알은 눈에 보이지 않게 깊숙히 낳더군요.
어떤 새집은 이렇게 똥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마 새들도 화장실을 따로 마련하나 봅니다..^^
근데.. 사실 위 새집은 잠자리로 활용한 모습입니다. 잠을 자면서 한쪽으로 똥을 사는 모양입니다.
새집을 조사하는 모습입니다. 학부학생인데 저보다 훨씬 잘 합니다. 아니.. 사실은 저는 하나도 모르고
이 학생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니 아이나 마찬가지지요.
초상권이 있는지라 얼굴이 나오지 않은 사진으로 선택했습니다. 원래 미남인 친구라 여자들이 혹 할 수도 있을 것도 같아서리..
이렇게 둥지를 트는 박새류에는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가 있답니다. 진박새는 조금 귀하고.. 다른 새들도 가끔은
이곳에 둥지를 틀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조심해야 할 말벌도 둥지를 튼다니.. 후덜덜.. 조심해서 조사해야 겠습니다.
조사하다 보니 여러 새들을 만납니다. 호랑지빠귀 귀신 울음을 듣기도 하고 여새들의 소리.. 이 대목에서 사진을 못 담은 게
아쉽다는.. 그리고 아래의 청딱다구리도 번식을 하더군요..
등산로 인근인데도 평소보다 덜 민감한 것 같더군요.. 사람들이 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나 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짝짓기..ㅠ_ㅠ 저와는 너무 먼 일입니다.
친척 동생의 결혼이 있어 강남의 웨딩홀을 찾았더니 입구부터 가관입니다. 첨 보는 차라서 담아보았지요..
아마 신혼여행을 단체로 떠나나 봅니다.. 아마 한 다섯쌍은 타겠더군요..^^
또 다른 웨딩카는 더 가관입니다. 차 둘레로 낙서가 가득 찼는데.. 뒤편에는 이런 장난스런 글이 적혔더군요..
아마.. 가운데 글은 신랑 신부의 작품인 것 같고.. 양 옆은 짓궂은 친구들의 애교인 것 같네요.. 다들 별 관심이 없는데..
어느 중년의 아주머님 한분은 얼굴을 붉히며 웃습니다. 아주머니 세대와 비교해 세상이 한 두 바퀴이상 돌았지요..
토요일에는 송도에 갔었습니다. 똑딱이로 찍을 정도로 검은머리물떼새가 거리를 잘 줍니다. 번식기에는 더 예민할 것
같은디.. 아닌가 봅니다. 둥지 근처에 차가 가도 그냥 알을 품고만 있더군요.. 다가가면 의태행동을 해얄 것 같은데도
그저 힐끔힐끔 쳐다보며 옆걸음 칩니다.
두 번째 알의 주인공입니다. 크기 비교용으로 볼펜이나 둘 걸 그랬습니다. 흰물떼새알과 쇠제비갈매기의 알을 섞어 놓은 듯한
알이었는데.. 크기가 많이 컸습니다. 작은 달걀 정도의 크기랄까..
차들이 다니는 비포장길 옆에 낳아서 걱정스럽습니다. 이미 한 곳은 사람의 발자국만 있고 알은 없더군요..
제발 무사히 번식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디지스코핑을 하니 한 화면에 다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망원경이 맛이 가서.. 먼지가 그대로 나오네요..ㅠ_ㅠ
수리를 빨리 해야는디..
너무 바쁘다 보니 꽃을 제대도 볼 여가도 없군요.. 학교에 진달래랑 개나리랑 벚꽃이 서로 어울리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데.. 그 꽃을 감상할 여유가 없다니.. 다시 해가 한바퀴 돌아야 여유가 생길는지..
진달래의 수수한 분홍?이 너무 아름다워 새집조사하다가 멀리서 담았습니다. 제게도 저 붉은 마음이 있는지..
#1 - 아마도.. 그냥 박새의 알 같습니다. #2 - 검은머리물떼새 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