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얘기

헤어짐과 기다림

알락 2015. 10. 24. 23:18

개인적으로 10월 18일부터 매일 명지갯벌 조류조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탐조경력 15년만에 실행으로 옮기네요. 오전에 을숙도에서 길걷기 교육이 있었던 지라 잠시 조사를 접어두었다가 점심을 먹고 명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 직전 맹금머리등에 큰고니 3개체가 첫 도래하였다는 낭보를 들었습니다. 왠지 뭔가 기분이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징조입니다. 한데 조사 1분 전.. 비보가 날아왔습니다. 항상 애정의 비판을 해주시던 최진영 편집위원장께서 갑자기 별세를 하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한참을 넋 놓고 있다가 큰고니도 없는 명지갯벌에서 조류 카운트를 시작했습니다. 어찌 세었는지 어떻게 집으로 차를 몰고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진영샘과 헤어지니 고니가 찾아왔네요. 진영샘의 변신인가요? 매일 맹금머리등의 고니가 명지갯벌로 찾아오길 기다리다 10월 24일 겨우 만났습니다. 님이 떠난지 일주일 뒤군요. 모두 잊으라는 뜻이겠지요. 그대 잘 가십시요. 다툼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고니들과 함께 고고하게 사시길...

 

10월 24일(토) 명지갯벌 풍경입니다. 큰고니와 함께 귀한 큰기러기와 저어새들도 찾아왔습니다.

 

22일에는 잘 내려앉지 않는 잿빛개구리매가 갯벌에 앉더군요. 떠나는 길에 진영샘이 잠시 머문 듯 합니다.

 

그리곤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훌쩍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엘 노랑부리백로 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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